Saturday, April 12, 2014

뉴욕같은 인상을 준 발렌시아

비가 와서 좀 아쉬운 바르셀로나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남쪽으로 출발했다.
바르셀로나에서 그라나다까지는 일곱시간이 걸린다. 우리는 오전에 출발해서 중간 도시인 발렌시아에 들르기로 했다.
스페인 TV 중에 Canal 이라는 채널이 있는데, 내가 바르셀로나에서 일할 때 종종 발렌시아의 축제가 TV에 자주 나왔다. 기억하기로는 토마토 축제도 있었는데 수확한 토마토를 서로 던지면서 노는 축제도 있고, 사람들을 탑으로 쌓아서 얼마나 높이 쌓는가 하는 축제도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종종 해외 토픽으로 우리나라에도 소개되곤 했다.
발렌시아 시내 중심지에 주차를 하고 돌아보기로 했다.

쭉 보니까 시내 중심가는 우리나라 여의도 저리가라 할 정도로 금융가다. 없는 은행이 없다. 은행이 많다보니 거리는 무척 부요해 보인다. 프랑스나 다른 스페인 도시에서 흔히 보던 거지조차 없다.
시내 중심에 있는 성당이나 박물관 등의 건물들과 확 트인 거리들과 따사한 햇볕이 방문자들을 즐겁게 한다. 남쪽으로 내려오니 그런가? 발렌시아의 가로수는 오렌지 나무다. 오렌지가 가득 달려있다.










우리는 널찍한 거리와 깨끗한 건물과 거리 풍경 그리고 가로수 사이로 비치는 따뜻한 여름이라고 착각하게 하는 11월의 햇살을 즐겼다.
걸어가는 중간 중간 셔터를 누르며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참 마음에 든다.

그런데 다른 스페인에서는 볼 수 없는 식당들이 많이 눈에 띈다. 국적이 불분명한 퓨전 음식이나 패스트 푸드 등이 있다. 마치 뉴요커들이 색다른 음식을 즐기면서 많은 나라의 식당들이 뉴욕에 포진한 것처럼 이곳 발렌시아는 정말 유럽 답지 않게 유행에 민감한 모습을 보여준다.
시내 중심가에서 우리는 걷다가 Wok to Walk 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곳은 자신이 원하는 국수 종류와 고기류, 그리고 소스를 선택하면 즉석에서 볶아서 종이컵에 담아준다. 원하면 앉아서 먹고 가도 되고, 아님 들고가도 되고, 걸어가면서 먹어도 된다.
시간없고 빠른 현대인들을 위한 이런 트렌드에 민감한 음식을 유럽에서 그것도 자국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스페인의 도시 발렌시아에서 만날 줄은 생각도 못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오랜만에 아시아식 볶음면을 즐겼다.





이곳에서 현지 통화를 위해 보다폰 유심칩을 구입했는데, 점원은 영어로 친절하고 빠르게 일처리를 해준다. 
발렌시아는 참 내 기억에 오래갈 거 같다. 유럽 답지 않게 뉴욕이나 서울, 혹은 도쿄에서 볼만한 모습들을 보여준 도시다.
그만큼 변화에 빠르다는 이야기겠지. 속으로 생각하며 우리는 발렌시아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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