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지친 여행자를 달래주는 따뜻한 한그릇

호사스러운 이야기겠지만 오랜 여행은 사람을 지치게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하면서 더 그랬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뉘른베르크로 출발했다.
세시간 조금 더 걸렸다.

호텔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면서 욕조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사성급 호텔에 욕조가 없다니... 지친 몸을 좀 뜨거운 물에 담그고 싶었다.

주일을 맞아서 호텔 근처의 한인 교회를 찾아갔다.
마침 이날은 개신교의 생일이라고 한다.
한인 교회는 현지 루터 교회를 빌려 쓰고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예배시간은 대부분 오후였다.
오후에 찾아간 한인 교회는 성도가 20명도 안되는 작은 교회였다.

그곳에서 열정적으로 설교하는 젊은 목사님의 말씀에 감동을 받았다.
말씀의 깊이와 열정은 사람의 수에 상관없나 보다.

이곳에서 나는 좋은 말씀으로 쉼을 얻었을 뿐 아니라, 좋은 식당도 소개 받았다.

김청이라는 베트남 식당인데 차로 십여분 거리에 있었다.

아내와 함께 오픈 삼십분전에 도착해서 열기만을 기달렸다.
드디어 열자마자 입성해서 주문을 했다.

따뜻한 쌀국수와 볶음밥 그리고 라이스페이퍼로 돌돌 말아준 베트남식 말이 2개
쌀국수 국물을 입에 넣자 마자 감동이 밀려왔다.
과장 안보태고 내가 먹어본 쌀국수 중에 최고였다.

허겁지겁 쌀국수와 볶음밥을 나누어 먹으면서 우리는 참 마음에 쉼을 느꼈다.
좋은 음식에는 이렇게 사람을 힐링하는 힘이 있다.

먹고나서 보니 이곳의 인테리어나 음식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다.
자리는 금새 독일인들로 가득 채워진다.

주인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그녀는 베트남 전쟁시에 보트를 타고 가족과 함께 이곳 독일로 온 보트 피플이었다.
벌써 독일에 온지 삼십년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무관하지 않은 역사의 고리를 갖고 있는 베트남 보트 피플을 여기서 만날 줄이야

기념으로 그녀와 사진도 한장 찍었다.





나는 이곳을 잊지 못해서 뉘른 베르트를 떠나기 전날 다시 이곳에 들렀다.

점심때는 휼륭한 맛에 저렴한 가격으로 역시 만석이었다.

이곳에서 다시 쌀국수와 볶음밥을 시켜 먹었다.
정말 국물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지친 여행자를 쉬게 해준 따뜻한 쌀국수 한 그릇, 그 뉘른베르크에의 베트남 식당 김청 레스토랑을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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