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독일의 자존심 하이델베르그 대학

잠간 순서가 어긋났는데,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뉘른베르크로 가는 길에 하이델베르그를 들렀다.
하이델베르그는 고성과 함께 하이델베르그 대학으로 유명하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그곳에서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가 열명이 조금 안된다고 한다. 요즘 예들말로 가히 쩌는 대학이다.

대학 가는 길을 묻자 학생인지 교수인지 분간이 안가는 사람이 하이델베르그 대학까지는 일킬로 정도 떨어져 있다고 알려준다. 그에게 차로 갈수 있는지 묻자 튼튼한 두다리만 있으면 누구나 갈 수 있다고 대답한다.
철학자를 많이 배출한 곳이라서 그런지 그의 대답이 예사롭지 않다.

하이델베르그를 흐르는 강(네카 강)을 중심으로 남쪽은 주택가가 많고 북쪽에 하이델베르그 대학이 위치해 있다.






엄청나게 많은 한국인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지나서 우리는 칸트가 자주 산책했다는 하이델베르그 강 주변의 산책로를 쭉 걸었다. 그가 나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시계를 맞출 정도라고 했는데, 칸트의 삶이 약간은 짐작이 된다.

아내와 걷다가 중간에 도시락을 까 먹으면서 햇볕을 즐겼는데, 근처에는 대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진지하게 이야기 중이다. 단체여행으로는 즐길수 없는 이 맛을 느끼면서 우리는 네카 강을 쭉 걸어올라가자 제법 넓은 잔디 밭이 나온다.




그곳에서 나는 자전거를 옆에 두고 한가롭게 일광욕을 즐기는 학생을 만났다.
그에게 말을 붙이고 이것 저것을 물어보았다. 그는 레아시라는 대학생이었는데 하이델베르그 대학생은 아니고 강 건너편의 사립대학교 다니는 모양이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시피 독일은 중고등학교 때 이미 대학에 갈 사람과 기술자 등 바로 현장에서 일할 사람으로 갈린다고 한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전자 제품 서비스 쪽에서 3년을 일했는데 정말 대학에 가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간 모은 돈으로(현재 국립인 하이델베르그 대학은 무료다) 사립학교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는 이곳의 물가에 혀를 내둘렀다. 독일 남쪽에서 올라온 그는  조그만 원룸에서 살고 있는데 방세가 우리돈으로 한달에 백만원 넘어 곧 기숙사로 옮긴다고 했다.

잘 짜여진 도로와 칼 같이 지키는 질서 그리고 철저한 시스템 가운데 살고 있는 독일인들 가운데서 자신이 정해진 사회의 룰에서 벗어나 조금 늦게나마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일을 선택한 이 젊은 청년을 보면서 독일의 그 잘 짜여진 사회 구조의 명과 암을 잠시나마 한몸으로 느낄수 있었다.


짧지 않은 대화를 마치고 지쳐하는 아내를 까페에 잠시 맡겨두고 나는 하이델베르그 고성에 올랐다.
고성에 오르자 하이델베르그 시내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자전거로 1시간도 안되서 이곳 저곳을 다닐 수 있는 정도였다.

그곳에서 내가 만난 독일 젊은 청년도 있고 하이델베르그의 학생들과 교수와 관광객들도 있을 것이다.
가까에서 지나갈때는 전혀 다른 그들의 모습이 조금 떨어져서 보면 그들도 다 고만고만해 보였다. 




우리도 미련없이 뉘른베르크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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