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바르셀로나 첫 날 사건

바르셀로나는 참으로 내겐 익숙한 도시이다. 이곳에서 일년 가까이 프로젝트를 했다.
그 기간동안 심지어 롤러 블레이드를 사서 저녁때는 숙소에서 바닷가까지 3시간을 왔다 갔다 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곳에 간다는 기대보다는 오랜만에 반가온 곳에 간다는 느낌도 들었다.
예전에 혼자 있던 곳에서 이제는 아내와 함께 가게 되서 기분도 좋다.

숙소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스위스에 있는 후배가 내일부터 합류해서 함께 여행하기로 해서 아파트형 숙소를 제대로 빌렸는데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서 모든 시설이 완비되있었다. 심지어 쿠션 좋은 소파도 있어서 나는 이곳에서 밤마다 딩굴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해변가로 산책을 가기로 했다.
11월인데도 햇살을 따가웠고 해변가 주변에는 조깅하는 사람들 천지다.
조깅겸 산책 겸해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걷다가 뛰다가 보니 Port Vell 에 벌써 왔다.
이곳은 콜롬부스 동상과 람브라스 거리가 있는 곳이다. 볼게 가장 많은 곳 중에 하나다.










이곳에 도착했다가 우리는 숙소 키를 잊어 버린 것을 알았다.

소매치기가 채 간것도 아닌데 없어져 버렸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게 이럴때 쓰는 말인가.
난감해서 우리는 그 햇살 따가운 바르셀로나에서 바닥만 보고 우리가 오간 길을 3시간을 걸었다.
어느덧 정오가 훨씬 넘어서 포기하고 온 김에 아내와 나는 람브라스 거리를 둘러 보기로 했다.

상의는 괜찮았는데 관광객 틈 바구니에서 줄무니 추리닝 바지를 입고 있으려니 영 어색하다.
거의 집시수준이다.
얼른 람브라스 거리의 스타벅스에 앉아서 커피 한잔 하면서 조금 쉬다가 오후를 한참 넘겨서 숙소로 돌아왔다.
익숙한 곳에서 의외의 일이 터지는 바람에 하루종일 바르셀로나 바닥만 보고 걸었다.
심지어 청소하는 분에게도 잃어버린 카드키 행방을 물어보았다.



열쇠 찾기를 포기하고 보조키로 들어온 우리들은 바르셀로나 거리도 참 깨끗하네 하고 결론을 지었다.
그 카드키를 잊어버리면 분실로 인해 꽤 많이 내야 한다. 어쩔수 없다. 깨끗이 포기하고 남은 바르셀로나 일정을 즐기자.
덕택에 운동은 정말 원없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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