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뉘른베르크 나찌 전당대회 기록 보관소(Documentation Center Nazi Party Rally Grounds)

뉘른베르크에서의 마지막 일정은 좀 특별난 곳으로 골랐다.

바로 나찌 전당대회 기록 보관소(Documentation Center Nazi Party Rally Grounds)이다.

원래는 2차대전 전범 재판소를 갈려고 했는데 독일에 살던 후배가 이곳으로 주소를 잘못 알려주어서 가게 되었다. 오히려 생각보다 훨씬 볼게 많아서 만족스러웠다.

이 보관소는 사실 히틀러가 짓던 곳이다. 엄청나게 큰 돔 규모로 짓다가 만 이 건물은 바로 히틀러 그가 나찌 전당대회를 했던 곳이고, 뉘른베르크에서 유력한 인사들의 도움으로 독일의 모든 권리 위에 서는 독재의 기초를 마련한 곳이기도 하다.

담담한 서술과 사진 위주의 사실만이 전시되어 있어서인지 교사와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사실 나는 베를린에 가고 싶었다. 
뉘른베르크로 가는 아우토반에서 베를린으로 향하는 표지판을 보자 가슴이 뛰었다. 우리와는 비슷했던 분단이지만 지금은 전혀 다른 독일의 그곳, 베를린에 가고 싶었다.
머 딱히 볼것은 없지만 그런 역사의 현장을 다시 내 손으로 만져 보고 싶었다.  하지만 북쪽으로 갔다가 다시오기에는 남부 유럽 위주로 짜여진 이번 일정에서는 조금 무리였다.

아쉬은 마음을 나는 이곳 뉘른베르크 기록보관소에서 달래기로 했다. 

우리는 영어 오디어 가이드를 가지고 반나절이 안되는 시간 동안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히틀러가 어떻게 나찌 정당을 만들고 그들의 조력자들은 어떻게 그를 도왔으며, 그를 미화시키기 위해서 어떤 여류 감독이 얼마나 많은 영화를 찍어 내었는지, 그리고 결과 나찌가 독재 정권을 잡으면서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를 아무런 가감이나 평가 없이 사실대로 이야기 하고 있었다.

익히 아는대로 히틀러는 독일 사회의 희망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신과 같은 유일한 존재로 올라섰고 그를 반대하는 반대파는 가차없이 처형되게 되었다
.
독일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열등민족으로 분류되어 처음에는 상거래가 금지되면서 자신이 갖고 있던 물건들을 정가의 10%에 내놓기도 하였다.
이후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과 종전 후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전범 재판과 그 결과 교수형 당한 나치의 주동자의 죽은 모습이 실린 사진이 실린 뉘른베르크 신문까지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생생한 역사의 이야기였다.

어떤 감정적인 톤보다도 그대로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는 우연히 독일 통일 10주년이 되던 때에도 독일에 출장와 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TV에서는 유대인 대학살을 주제로 한 스티븐스필버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내 눈을 의심했는데 독일 TV 채널이었다.

우리는 때로 사실을 말하기보다는 남들에게 감정의 동조나 내 편으로 끌어들이는데 관심이 많을때가 있다.
그것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곳 기록 보관소는 그 말 그대로 담담하게 사실을 서술하고 있다.
그것을 가지고 후회스러워할지 또는 부끄러워할지 또는 다른 감정이나 생각을 가질지는 분명 보는 사람의 몫이다.

하지만 역사 보관소의 마지막에 전시되어 있는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나치 전범들의 재판과  그들의 교수형 장면과 세계가 지탄하던 모습들을 보면서 다른 감정을 가지는 힘들 것 같다.

우리는 때로는 사실을 말하기보다는 상대를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서 말을 한다.
하지만 진실은 감출수가 없고 사람은 결국은 속일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역사가 말해주는 것이다.

이제는 나이든 할머니가 된 당시 소녀들이었던 증인들이 과거의 나치 당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영상을 뒤로 하고 나는 보관소를 빠져 나왔다.

먼가 남의 일 같지 않은 이 심정은 멀까?

한편으로는 이렇게 정직한 독일의 태도가 부럽기도하고 두렵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아직 현재 진행형인 이 동족 대치의 현장이 이곳 독일에서는 이미 역사로 자리잡고 있었다.

복잡미묘한 감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예의 그 베트남 쌀국수 집에서 마지막 뉘른베르크의 점심을 마치고 오스트리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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