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그라나다 입성기

우리는 발렌시아 구경에 시간이 오후 4시가 가는 것도 몰랐다.
시계를 보고 깜짝 놀라서 어서 출발하기로 했다. 늦은 이유에 대해서 서로를 원망하며 우리는 그라나다로 차를 몰았다. 거리는 사백 킬로 정도 남았고 날아가도 아홉시다.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오후 8시까지 리셉션을 여는 아파트 호텔이다. 걱정이 되어 전화를 해 보았더니 다행히 올 때까지 기다려 줄테니 걱정 말라고 안심시켜 준다. 호텔에서 보내준 이메일에는 그라나다 시내가 워낙 오래되고 길이 좁다보니 찾기가 쉽지 않으니 이런 저런 길로 오라고 칠절하게  안내해 주었다. 꼬박 4시간을 달리자 드디어 그라나다 표지판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라나다 시내는 여행자와 관련 차량 외에는 진입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내 곳곳에 카메라로 단속한다는 경고판이 붙어 있다. 그렇지만 나는 여행자니까 당당하게 그라나라 시내로 입성했다
어렵게 찾은 호텔 주차장은 정말 세사람이 손잡고 걸어가면 길이 꽉 찰 정도로 좁은 골목을 지나야 나왔다. 이것 찾느라 헤맸는데 호텔에서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마중하러 나와 주었다.
우리는 여정을 풀고 그라나다 시내를 한 번 돌아보았다.
의외로 거리는 오래된 도시답지 않게 화려하고 밝은 상점으로 가득하다.
아내는 이곳에서 패션 상점들을 둘러 보았는데 가격이 거의 한국의 반값 수준이었다. 괜찮은 스웨터가 이삼만원 선에 팔기도 했다. 스페인 남쪽으로 내려 갈 수록 물가도 저렴한 것을 느낀다.
우리는 풋볼이라는 호텔 바로 근처에 있는 유명한 추러스를 파는 카페에서 핫초코에 찍어 먹어 보았다. 핫초코와 추러스 한 접시가 양도 꽤 되는데 가격은 삼유로가 안된다. 관광지라 물가가 비싼 편일텐데도 가격도 무척 마음에 든다.
스위스에서 세 명이서 한식집에서 김치도 없이 각자 볶음밥, 찌게 등을 하나씩 시켰는데 십만원이 넘게 나온 기억이 났다. 같은 유럽이라도 잘 먹을려면 이탈리아나 스페인이 최고인거 같다.
우리는 내일 볼 알함브라 궁전을 호텔에 부탁해서 미리 예약하고, 밤 늦게 그라나다 시내를 구경하다가 내일 알함브라 궁전을 만날 기대에 부풀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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