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할쉬타트(Hallstatt)의 새로운 의미

할쉬타트는 짤스부르크에서 차로 한시간 가량 떨어져 있다.
역시 두번째 방문인 이곳을 나는 아내와 함께 짤스부르크 둘째날 가보기로 했다.

짤스에서 할쉬타트 가는길은 B158 국도를 타면 된다. 그 길은 정말 그림같은데 알프스의 아름다운 산과 호수를 모두 볼수 있다. 오르막길에서는 정말 푸른 초장에 소떼들이 풀을 뜯는 한가로운 장면과 신비로운 알프스의 구름에 덮인 자태도 보인다. 내리막길로 가자 아름다운 호수에 둘러싸인 예쁜 마을들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그렇게 한시간을 달리자 할쉬타트가 나왔다.
그곳은 소금 광산이 있던 정말 작은 마을이다. 알프스가 바다가 융기하면서 생긴 산이다보니 산에 있던 염분들이 모여서 산 정상에 소금산이 형성되었고 이런 돌소금을 캐기 위해서 형성된 마을이라고 한다. 지금은 흔한 소금이지만 과거에는 하얀 금이라고 일컬을 만큼 귀한 것이 소금이었다.

앞에 있는 호수와 어울려 작은 마을의 풍광이 일품이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이곳에 한국 단체 관광객이 이날에만 여러 본 온 것을 보고 놀랐다. 마을 중심부에 한 무리의 중년 부부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오셨다. 가이드가 이곳이 할쉬타트라고 하자 한 남자분이 작은 마을에 호수를 한번 쓱 둘러보시더니 볼거없네 한마디 던진다. 가이드는 머쓱해 한다.

사실 할쉬타트는 사진만 찍고 오려면 십오분이면 되는 곳이다. 나는 차분하게 아내와 동네를 돌아보았고 그곳의 작은 광장 앞에 있는 교회를 보았다.

교회앞에는 150년이라는 말이 독일어로 써 있었다. 독일어라고는 고등학교 때 잠간 배운게 전부인 나는 무슨 말인가 해서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다. 투박한 작은 예배당에는 교회의 150년 역사를 성경책이나 작은 자료들과 사진들로 전시를 하고 있었다.
다행이다. 영어로도 표기해 놓았다.



당시 천주교의 부패에 반해서 일어난 개신교는 혁명이었다. 그리고 그 혁명이 이곳 작은 소금 광산에도, 마틴루터의 개신교가 전파되었다.
당시 주교를 비롯해서 기존 세력들은 이곳 신도들이 천주교로 돌아오기를 강요하였으나, 심지어 몇몇 신도의 죽음과 경제적 사회적 고립에도 그들은 신앙을 지켰고 개신교 신앙이 공식적으로 인정 받기까지 핍박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한 역사의 증거들을 한올 한올 펼쳐 놓은 듯한 이야기들과 낡은 마틴 루터가 만든 성경책과 같은 신앙의 흔적들을 보면서 시간 가는줄 몰랐다.
그간 역대의 목사님들의 사진이 뒤에 걸려 있었다.

바깥에는 얼마전 홍수로 교회가 물바다가 되었을 때 마을사람들이 힘을 합쳐 재건한 과정이 사진으로 기록되 있다.
그리고 이곳은 지난 150년간의 세월의 마을의 자부심의 상징처럼 마을 광장 한 가운데 우뚝 서 있었다.

오늘날 기독교는 사회의 중심 세력이 되가면서 과거의 천주교처럼 개혁이 필요한 부패한 모습을 많이 갖게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곳 할쉬타트의 작은 마을에서도 역사는 말하고 있는듯 하다.

세상은 기득권이 아니라 진리의 횃불을 놓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로 말미암아 서 있다고
그리고 그런 사람들로 말미암아 이 세상은 아직 아름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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