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을 보다

알함브라 궁전이 세상에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워싱턴 어빙이라는 사람 때문이다.
알함브라 궁전과 시내를 연결하는 곳에 위치한 그라나다 문을 지나면 중간에 그의 동상이 있고, 알함브라 궁전 안에는 워싱턴 어빙을 기념해서 그의 이름을 딴 방까지 있다.
알함브라 궁전까지는 이사벨 여왕 동상이 있는 시내 중앙의 건너편에서 30번 버스를 타면 바로 데려다준다.

별 관심도 없고 불량배 소굴로 쓰이던 알함브라 궁전을 19세기에 방문한 미국의 작가인 워싱턴 어빙은 이 궁전에 깊은 감명을 받았나 보다. 그 후에 그는 역사에 기초한 알함브라 이야기라는 책을 써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알함브라 궁전은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으면서 일약 스타 관광지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워싱턴 어빙 덕택에 그라나다에는 관광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정말 그의 동상을 세울만하다.


알함브라 궁전을 보면서 나는 과연 유럽의 문화가 이슬람 문화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레이지아나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에서 만난 이슬람 문화와는 비슷하면서도 훨씬 정교하다. 예전에 회사일로 이란을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이란 사람들은 신사적이며 종교에 엄중하고 친절하였다.

TV에서 보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 때문에 우리는 쉽게 사람들을 오해하지만, 대부분의 이슬람 사람들은 친절하고 국가에 범죄도 거의 없었다.
화려한 알함브라 궁전과 그 치장들을 보니 왕이 어떻게 살았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는 제너럴가든(General Garden)이라는 정원부터 먼저 돌아보았다. 물을 사랑하고 귀중하게 여긴 이슬람 문화답게 아름다운 정원들 사이로 물이 항상 흐르고 뿜어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물소리가 예사롭지가 않다. 어릴적 계곡에서 흐르던 물소리와 같이 때로는 들릴락 말락하게 들리는 작은 분수의 물소리가 대학생때 배우던 알함브라 궁전 기타 소리를 연상케한다.
누구는 세상에서 최고의 정원이라고 하는 이 제너럴가든에서 내게 백미는 물소리였다. 아름다운 정원도 좋으나 이 곳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조용히 산책하니 마음마저 평온해진다.










왕이 머물던 황금의 궁전이라고 불리는 나지리 궁전은 표를 구매하면서 입장 시간까지 예약하게 되어 있다. 그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린다. 나지리 궁전은 동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사용하지 않는 이슬람 종교의 신념 덕택에 발달한 기하학적인 문양과 황금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어 있었다. 그냥 보아도 아름답긴 하지만 알함브라 이야기대로 이곳에 휘장이 쳐 있고 왕이 살았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곳의 호사스러운 생활과 치정 그리고 향락스런 모습들이 그려진다.










이런 아름다운 왕국은 결국은 이사벨 여왕에게 내주게 된다.
역사에 따르면 무력으로 진압하지 않고 포위한 후에 스스로 포기할때까지 기다렸다고 하는데, 이사벨 여왕의 지략과 용기는 참 놀랍다.
우리는 점심때 도착하여 해질녁까지 알함브라 궁전을 둘러보며 이것 저것 생각에 잠기다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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