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짤스브르크에서 발견한 삶의 쉼표

짤즈강을 사이에 두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어져 있는 짤스부르크는 아름다운 도시다.
무엇보다 음악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모짜르트의 고향이자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사실 어릴적 도레미송 향수에 젖어 있던 나는 이곳에 처음 올때는 기대 만빵이었던 기억이 난다.

미라벨 정원에 가니 도레미 송을 부르던 아이들이 만져지는 듯 했다. 실제로 몇년전 오프라윈프리 쇼에서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당시 출연했던 아이들이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서 그 때의 추억을 이야기하는 것을 나는 본 적이 있다. 누가 그 당시에 이 영화가 이렇게 명작이 될줄 알았을까?
루브르에 걸려 있는 명화들은 시대를 걸쳐가면서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롭게 만들어진 대중문화 영화 역시 마찬가지인것 같다. 촬영한 그 장소까지도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특별한 장소로 만들어 버리는 힘이 있다. 예술도 시간에 따라 그 영향력이 계속 옮겨 가는 것은 당연하다.







아내와 함께 미라벨 정원을 보고 짤즈강을 건너서 구시가지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일년 내내 명동거리보다 더 빽빽하게 관광객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여름이든 겨울이든 말이다.
루이비똥 매장부터 각종 명품들도 거리 곳곳에 숨어 있다. 작은 골목길 하나 허투로 쓰는 법이 없다, 어느 곳이든 카페나 식당 상점이 자리 하고 있다.

우리는 모짜르트 동상을 지나서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어릴적 모짜르트가 연주하던 오르간이 있는 그곳 말이다. 유럽에서 가장 큰 오르간이 뒤에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고 앞쪽으로 그보다 작은 규모의 4개의 오르간이 있었다.




성당은 온통 하얀색 톤의 밝은 분위기에 아름다운 장식으로 되어 있었다. 괴테가 어릴적 그의 유년 시절이 그의 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처럼 모짜르트의 밝고 명랑한 음악의 배경에는 이런 어릴 시절을 보낸 성당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을 해 본다.

우리는 대성당을 나와서 왼쪽 골목길로 접어들자 생각도 못한 장면이 나왔다.

바로 마을 공동 묘지였다.

이곳에는 모짜르트의 아버지 무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최근에 세상을 떠난 분들의 묘에 정성스레 촛블이 지펴져 있고 그옆에는 하얀 백합과 꽃들이 놓여져 있다.



나는 유럽의 마을을 이래서 좋아한다.

마을 한 곳에 그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누워 있다. 아이들도 엄마와 함께 와서 뛰놀면서 자연스레 삶과 죽음에 대해서 배운다.
마을 공동 묘지에는 작은 예배당이 있었는데 그곳을 들어가자 조용한 바로크 풍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회개하거나 묵상하는 사람들로 채워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발길이 끌려 교회 안으로 들어와서는 한참이나 기도하게 되었다.
내 심장의 소리가 들리고 기도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가 어떤 것인지 다시 한번 기억하게 되었다.
예배당을 관리하는 분은 이방인인 우리 관광객에게도 자유롭게 있도록 배려하였고, 나는 그곳에서 잠시 하나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었다.
시간을 얼마나 흘렀는지 몰랐는데 벌써 반시간이 지났다.




이곳을 떠나기 싫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곳 그리고 그 가운데 함께 숨쉬고 또 누워있는 사람들

나는 두번째 짤스부르크를 방문하면서 생각도 못한 쉼표를 하나 만난 셈이다.
방명록에는 기독교가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일본에서 온 한 여성이 쓴 글이 눈이 뛰었다.

'이곳에서 당신을 만났습니다. 나는 이제 하나님이 계심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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