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몬드시(Mondsee)에서 조깅하다.

짤스부르크에서 마지막 날이다. 나는 일찍 눈이 떠졌다.
아내는 아직 자고 있다. 어제 할쉬타트 가던 길에 본 호수마을들이 눈에 어른거린다.
특히 몬드시라는 마을은 이곳에서 삼십분 거리다.
게다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주인공들이 결혼식을 올렸던 성당이 있는 곳이다. 여행중에 제대로 운동한 적이 없다. 일찍 일어난 김에 조깅이라도 하고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이 깬 아내가 몰래 나가려는 나에게 같이 가자고 발목을 잡는다.

몬드시는 제법 큰 호수 마을이다.
그곳 마을 성당앞에 주차를 하였는데 이상하다. 정장을 한 동네의 할머니 할아버지 들이 아침에 속속들이 성당에 모이시지 않는가? 궁금함에 나도 아내와 함께 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운동할려고 입은 칠보 바지를 어렵게 감추면서 성당에 들어가보니 금요일 아침인데 미사를 드린다.
나는 유럽에 와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교회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 한켠에서 같이 지켜보다가 알아듣지 못하는 독일어를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중간에 조용히 나왔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날이 공휴일이라고 한다.

조용히 성당을 빠져나오는데 성공한 우리는 몬드시 호수를 한바퀴 돌기로 하였다.
반바퀴를 돌다보니 도저히 끝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길도 마을길과 얽혀있다.
우리는 세시간여를 걷다가 뛰다가 하면서 돌아왔다.

할쉬타트처럼은 절벽이나 고지에 자리 잡은 것이 아니라 꽤 큰 마을이 평지에 자리잡고 있어서 운동하기는 그만이다.
우리 말고도 조깅이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아내는 이곳 호수에서 걷다가 찍은 사진 몇장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여행은 추억이라고 하는데, 이곳 몬드시 호수에서의 조깅은 본적은 뽑은 셈이다.
다음에 혹시 짤스부르크를 차로 여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잠은 몬드시에서 자라고 권하고 싶다.

아침에 운동하기가 아주 그만이다.
여행지에서 칠보바지를 입고 현지인처럼 동네를 뛰어보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어느새 운동부족과 장시간 운전으로 긴장했던 어깨도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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