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오스트리아에 입성하다

아쉬운 독일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우리는 오스트리아 짤스부르크로 향했다.
아우토반을 달리다 보니 가는 길에 뮌헨이 나왔다. 뮌헨은 남자들의 로망 BMW 본사가 있는 곳이다. 본사를 휙 둘러보니 근처에 BMW 연구소 등 관련 건물들이 즐비하다.
독일 출장 처음 왔을 때 아우토반에서 BMW를 빌려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속 200 Km 를 달린 기억이 난다.
지금도 독일 고속도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속도 제한이 없는데다가 고속도로 사용료를 징수하는 톨 게이트도 없다. 지금은 시트로엥의 조금 작은 차를 몰고 있다 보니 쌩쌩 지나가는 아우디나 BMW 중대형 차들을 볼때마다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오스트리아 국경에 접어들면서 나는 얼른 휴게소에 들러서 비넷을 샀다. 비넷은 차 유리창 앞에 붙이는 일종의 고속도로 사용료이다. 비넷은 오스트리아 스위스 그리고 동유럽 국가들에서 받고 있는데, 오스트리아에서 십유로가 좀 안되는 이 비넷을 붙이지 않아서 수십만원의 벌금을 낸 이야기를 나는 심심찮게 들었다.

저녁이라 퇴근 시간과 겹치면서 고속도로든 국도든 막히기 시작한다. 국경을 넘나들며 일하는 사람이 많은 까닭이리라. 헤드라이트를 밝히면서 네비가 안내해주는 대로 오스트리아의 국도와 마을을 돌아서 우리는 저녁시간이 되어서야 짤스부르크에 입성했다.

이곳에 우리는 숙소를 아파트 호텔을 처음 사용해보기로 했다. 아파트 호텔은 숙식과 취사가 가능한 호텔인데 대신 보통 아침은 주지 않는다. 이 아파트 호텔에 머무는 삼일 동안 간만에 두 세끼를 쌀밥으로 먹었다. 집에서 가져온 내가 자취할때 쓰던 작은 밥통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고향의 어머니가 주신 된장과 고추장으로 보글보글 된장 찌게를 끓이고 밥을 한술 뜨자 힘이 절로 났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밥과 국을 먹어야 힘이 나는가보다, 아침에 호텔에서 주는 빵조각과 치즈 과일 몇개는 처음에는 맛있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우리를 허기지게 한다.

짤스부르크가 두번째인 나는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출장때 잠간 본 도시와는 다른 먼가 있으리라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반면 아내는 기대 만빵이다.

아내가 끊여준 된장국에 밥을 먹어 속이 든든하다. 그날부터 잠이 잘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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