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12, 2014

독일의 첫날 밤

독일에 도착했다.
프랑크푸르트 근처의 예전 회사 독일본사가 있던 곳 근처의 바드소덴이라는 곳에 호텔을 잡았다.
회사 동료가 반갑게 한식당으로 데려가 주었다.
오삼불고기와 등심 냉면까지 먹으면서 간만에 한식으로 포식했다.
먹다 보니 이곳 바드 소덴에 있는 한식당이 과거 독일 식당이던 건물인데 비스마르크가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친필 편지로 잘 먹었다고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내가 앉은 옆자리에 그의 친필 편지가 보인다.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철의 재상으로 알려진 차가운 이미지였지만 그는 알고보면 이렇게 식당 주인에게도 감사편지를 보낼 정도로 따뜻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이곳 바드소덴 호텔에서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했다.
그간 한국에서 일주일간 밤새도록 세웠던 호텔 예약을 몽땅 취소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결정한데는 일정에 따라 가는 것의 피곤함과 또 세상이 좋아져서 스마트폰으로 당일 예약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그냥 앱하나 띄워 놓으면 당일 근처의 호텔중에 숙박 가능한 호텔을 알려준다.
운 좋으면 특가 상품으로 저렴하게 좋은 호텔에 묵을 수 있다.
바드소덴에 있는 호텔도 미리 예약한 것보다 지금 당일 예약하는 것이 훨 쌌다.
아마 비수기라 그런가 보다.

이렇게 결정하자 다음 일정에 대한 준비나 고단한 마음은 사라졌다.
있고 싶은데 있고 머물고 싶은 만큼 머물자.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갈까?
그동안 세운 여행 계획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고 그것을 기준선으로 삼아 그날 그날 일정을 조정하기로 했다.

독일에 온 기념으로 못마시는 술을 한잔 마셨다. 흑맥주 한잔 했는데 그만 주차장에서 차를 빼다가 살짝 긁고 말았다.
음주운전은 아니고 짐 빼기 위해서 주차장에서 차를 조금 움직일려고 했는데 사고를 쳤다.
다행히 긁히기만 했지만 그래도 가슴아프다.
앞으로 한달은 더 같이 다닐 애마인데 말이다.

오랜만에 한국 사람들을 만나서 호기를 부린 탓인가. 
예전 출장 왔던 기분도 나고 그랬다. 이곳 프랑크푸르트 지역은 내가 셀수도 없이 많이 들른 곳이다.
그래도 일하러 와서 잘은 모른다.

어째든 바드소덴에서 하루 더 묵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잘 정돈되고 무뚝뚝한 독일의 밤이 깊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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